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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디디]"나를 알아야 동료와 통한다" 연구행정 스타일 진단하니, 협업 생태계 '탄탄’
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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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제4회 연구이음마당 개최···신진 인력 200명 참여
업무성향 진단·AI 활용법 공유, 출연연 협업 역량 강화
"행사 인연이 실제 프로젝트로"···협업 생태계 뿌리 내려


출연연 간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자율적 교류를 통해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행사 연구이음마당이 10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개최됐다. [사진=홍재화 기자]
출연연 간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자율적 교류를 통해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행사 연구이음마당이 10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개최됐다. [사진=홍재화 기자]


"나는 어떤 업무 스타일일까?" 

10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 플라자 4층. 출연연 행정직 100여 명이 '업무성향 진단 결과지'를 손에 들고 같은 유형끼리 모여 앉았다. 연구형, 주도형, 안전형, 평화형, 친절형, 규칙형 등 6가지 유형으로 나뉜 이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더 나은 협업 방법을 고민했다.

같은 층 로비에서는 참가자들이 유형별로 나뉜 팀별 활동에 한창이었다. 누군가는 화이트보드 앞에서 포스트잇을 붙이며 열띤 대화를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케이터링 테이블 곁에서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명함을 교환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김영식)가 '연결을 넘어, 함께 만드는 연구의 결(結)'을 주제로 연 '제4회 연구이음마당'의 풍경이다. 이날 연구이음마당은 신진 연구자와 신진 행정직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교류의 장이었다.

특히 입사 5년차 이내 행정직을 위한 '신진 연구행정직 교류회'는 단순 친목 행사가 아니라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성찰하고 실무 역량을 함께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 "나를 알아야 동료와 통한다"

신진 연구행정가들은 사전에 진행한 업무 강점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며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사진=대덕넷]
신진 연구행정가들은 사전에 진행한 업무 강점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며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사진=대덕넷]

오후 내내 진행된 업무성향 진단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사실 바쁜 업무 현장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를 차분히 되돌아볼 여유는 거의 없다. 그저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받은 '심오피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유형의 동료들과 모여 자신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더 나은 협업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심오피스는 함께(Sym)와 오피스(Office)를 합친 말로, 한국형 직장인 업무성향 진단 및 조직 개발 솔루션이다. 온라인 검사를 통해 개인의 업무 성향을 파악하고, 팀원 간의 성향 차이와 갈등 요인을 분석해 함께 일하기 좋은 최적의 방법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온 한 행정가는 "오늘 같은 유형끼리 모여 얘기를 나누다 보니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도 각자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동료는 강점으로 갖고 있고, 반대로 내 강점이 다른 사람에게는 약점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신진 연구행정가들은 심어피스 진단 결과를 통해 자신의 업무 유형을 파악했다. [사진=홍재화 기자]
이날 신진 연구행정가들은 심어피스 진단 결과를 통해 자신의 업무 유형을 파악했다. [사진=홍재화 기자]

각 그룹별로 정리한 내용만 봐도 참가자들이 얼마나 깊이 자신을 들여다봤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평화형' 그룹은 "책임감, 역지사지, 여유"를 자신들의 강점으로 꼽았지만, 동시에 "강요 금지, 공감이 필요하다"며 소통 시 주의사항도 명확히 했다. 특히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메모는 이들이 얼마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지를 보여줬다.

'친절형' 그룹은 "협업 good, 포용력, 분위기 메이커"라는 강점을 내세우면서도 "자기 주관을 확실히 표현하기"라는 개선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성향 때문에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어요"라고 쓴 포스트잇 옆에는 누군가 "가끔은 NO라고 말할 용기!"라는 메모를 남겨두기도 했다.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곳은 '규칙형' 그룹이었다. 이들은 번호를 매겨가며 강점·보완점·협업 전략을 구분했다. "규정·질서·안정", "업무 방향의 명확한 지시", "충분한 검토시간 확보", "명확한 의사소통을 통한 신속·정확한 처리" 등 규칙형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업무성향 진단이 끝난 뒤에는 남주곤 국가독성과학연구소 본부장이 'AI 규정 질의응답 시스템 규서비' 사례를 발표했다. 행정업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 활용 노하우도 공유했다.

행정직 교류회가 디딤돌 플라자에서 진행되는 동안, 상생기술협력센터에서는 신진연구자 교류회가 열리고 있었다. 신진연구자 100여 명이 참여한 이곳에서는 'ConNEXT: connect-next'라는 콘셉트 아래 포스터 세션과 테이블 네트워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서현욱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행정혁신 공모전 디지털전환 부문 이사장상을 받은 ‘AI 한글 행정도우미’의 실무 활용법을 소개하며 원본 코드를 함께 공개했다.[사진=대덕넷]

현장을 둘러보니 23개 출연연에서 제출한 연구 포스터가 로비를 가득 채웠다.  AI, 생명공학, 기계·소재, 에너지, 환경, 국토·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구자들은 자신의 포스터 앞에 서서 지나가는 동료들에게 연구 내용을 설명하거나, 반대로 다른 연구자의 포스터를 보며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포스터 세션 이후에는 서현욱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이 'AI 한글 행정도우미 사용법'을 발표했다. 지난해 NST 연구행정혁신 공모전 디지털 전환 부문에서 이사장상을 받은 서 연구원은 이날 원본 코드까지 공유하며 실무 활용 노하우를 전했다.

◇ "1회부터 4회까지 다 왔어요···이젠 프로젝트까지"

이날 연구이음마당은 신진 연구자와 신진 행정직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교류의 장이었다. [사진=홍재화 기자]
이날 연구이음마당은 신진 연구자와 신진 행정직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교류의 장이었다. [사진=홍재화 기자]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참가자들의 증언이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온 한 연구자는 "1회부터 4회까지 전부 참석했다"며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과 실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음마당 같은 행사가 2~3년  정도 쭉 진행돼서 교류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개선이 필요하다는 참석자들의 조언도 있었다.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자는 "더 많은 출연연, 더 다양한 연구부서가 참석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각 기관에서 몇 명씩만 오다 보니 내가 진짜 만나고 싶은 분야의 연구자를 만날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 폭이 더 넓어지면 융합 연구의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확대를 제안했다.

연구이음마당은 NST가 출연연 간 협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분기별로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이번이 네 번째로 올해 마지막 행사였다. '이음'이라는 이름에는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연구와 연구를 잇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3회가 주로 연구자 중심의 교류에 집중했다면, 이번 4회부터는 연구행정직 교류회를 본격화하며 출연연 구성원 전체로 참여 폭을 넓혔다.

NST 관계자는 "단순히 한 번 만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협업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출연연 전체의 연구·행정 역량이 함께 높아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이사장은 "연구이음마당은 구성원 간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며 실질적인 협업 기반을 다지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연구 현장의 연결과 결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류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이음마당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최로 열렸으며, 한국화학연구원, 국가독성과학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주관했다.


홍재화 기자


출처:헬로디디(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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